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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31 새로운 킨들(Wi-Fi)을 한 달간 사용해보고

킨들 3세대의 모습. 원래 구입하려고 했던 2세대와 비교해 더욱 작고 가볍다. http://bit.ly/dxVTAG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도 좋지만, 머릿 속에 가지고 있던 고민이나 궁금증의 한 부분을 책의 내용이 일깨워줄 때의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소위 말하는 '문학청년'은 아니다. 나는 문학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는 자서전이나 당시 붐을 이루던 재테크 서적 (돈 이야기는 인기가 쉽게 식지 않는 것 같다) 에 주로 관심이 갔고, 유학을 준비하면서부터는 경영이나 마케팅에 관련된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후에도 책을 꾸준히 읽었다. 매년 여름 방학을 한국에서 보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때, 언제나 내가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여행 가방에 꾹꾹 눌러담아가곤 했다. 학기 중에도 가지고 온 책을 다 읽고 나면, 부모님께서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모아서 택배로 보내주시곤 했다. 그때 들어간 택배 비용은 보통 책의 가격에 뒤지지 않을 만큼 비쌌다.

전자책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배송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라는 고민과 함께 갖게 되었다. 전자책리더기의 존재를 이미 알고서도, 그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Wi-Fi 전용 킨들이 기존의 3G 버전보다 $50 더 싼 가격으로 나왔을 때 드디어 때가 왔음을 느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기계 구입 후 더 싼 전자책을 구입하며 절약되는 비용이 킨들의 값을 넘어서는 때Break-even가 길게 잡아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게 킨들을 처음 사용하고부터 약 한달이 지났고, 현재까지는 크게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독서 경험에 비해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킨들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두가지 씩으로 묶어보았다.

장점

1. 가격 이점
전자책의 경우 소프트웨어처럼 초기 비용을 제외하면 출판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Wi-Fi를 통해 즉시 전송하므로 배송료도 들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한국에 비해 일반적으로 배송료가 비싸다). 아마존이 킨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베스트셀러의 책값을 $10 이내로 판매하는 것도 가격 이점의 이유 중 하나다.

2. 전자책리더 자체의 장점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비해 전자잉크 화면은 장시간 책을 읽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게 해준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이나 위키피디아를 찾기 위해 노트북 모니터 화면으로 시선이 분산되곤 했는데 킨들 자체의 웹브라우징이나 영어사전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디바이스 내에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외에 무게, 크기, 배터리 지속시간, 글씨 크기와 글꼴을 조절, SNS 공유, Text-to-Speech, PDF-AZW 변환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단점

1. 플랫폼 간의 불안정한 연결
킨들은 전자책리더 이외에도 PC, 아이패드, 아이폰, 안드로이드등 다양한 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지막 읽은 페이지, 노트, 하이라이트, 북마크 등의 동기화Synchronization가 아직은 불안하다. 시험삼아 한 플랫폼에서 북마크를 만들고 이것이 동기화 되기 전에 다른 플랫폼에서 마지막 읽은 페이지를 변경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처음 플랫폼의 북마크가 사라지는 오류를 발견했다.

2. 페이지 숫자 문제
킨들은 글자크기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종이책과 같은 페이지 숫자를 쓰지 않고 고유의 위치 숫자Location Number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학술적인 연구나 학교 논문을 위해 책을 인용이 어렵다. 나의 경우에는 교수님들께 동의를 구하고 킨들의 위치 숫자에 기반해 인용했다는 별도의 설명을 논문에 덧붙이지만, 페이지 숫자 자체를 지원하지 않는 다는 것이 현재는 큰 불편함이다.

위에 나열한 것 이외에도 킨들의 장단점에 관한 이슈는 많다. 미국 밖에서도 Wi-Fi 이외에 3G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3G 지원 기기의 경우), 한국어 서적을 지원하지 않고 한국 내에서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 구매자들에게 단점으로 작용한다.

아마존의 경우, 작년 미국 전자책 시장의 6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을 만큼 (http://bit.ly/cts6JA) 현재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통채널이다.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넘어가는 현재의 과도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전자책 시대가 오면, 아마존 채널이 유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의 우위로 말미암아 킨들 전자책리더기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읽기'는 내 언어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킨들은 나에게 현재까지 그 부분을 가장 잘 보완해주는 기기Device이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책값이 비싸기 때문에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꼭 필요한 교과서 이외의 책은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킨들 이후에 현재까지 네 권 정도의 전자책을 킨들스토어를 통해 구매했고, 뉴욕타임즈의 주요 기사를 매일 받아보고 있다. 영어 독서의 범위가 내가 공부하는 경영이나 금융 교과서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어휘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킨들을 사용하면서 독서 생활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더 연구할 생각이다.
Created by Yunho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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