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습하고 어두운 곳 구석구석에는 우리가 꺼려하는 해충들이 살기 마련이다. 우리집 지하실에는 곱등이라는 녀석들이 있는데 나는 처음에 우리집 주위에 논이나 밭이 있고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서 귀뚜라미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된 건 얼마 전이었다. 점점 숫자가 많아지고 몸집이 커지는 녀석들을 제거하기 위해 인터넷에 귀뚜라미 박멸법을 찾아봤는데 잘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귀뚜라미는 잡을 필요가 없으며 가정 집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집 지하실에 있는 녀석들의 이름은 귀뚜라미가 아니라 곱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곱등이의 모습 - 사진 출처: http://bit.ly/ddh4KY


간 략한 설명을 하자면 이 친구들은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서식하며 귀뚜라미나 메뚜기의 친척뻘 되어 높이 점프할 수 있지만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고 울음소리가 없다 (매우 조용한 편이다). 옅은 갈색으로 등이 굽은 모습때문에 곱등이(혹은 곱뜽이)로 불리며 시각이나 청각이 퇴화하여 자신의 몸길이보다 긴 더듬이로 모든 감각을 느낀다. 다른 벌레들의 시체나 쓰레기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청결하지 못하며 몸 안에는 간혹 ‘연가시’라고 불리는 길다란 실 처럼 생긴 선충류의 생물이 있어 곱등이를 잡으면 가끔 몸 속에서 나오기도 한다. 연가시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들의 몸 안에 서식하는 기생충으로 숙주 곤충의 뇌를 조종하기도 한다. 대략적인 정보를 접한 후 나는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곱등이는 에프킬라와 같은 뿌리는 형태의 해충스프레이로 죽지 않고 명확한 산란기가 없이 아무 때나 번식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박멸이 불가능하다. 결국 튀어나오는 데로 한마리 한마리 잡는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준비물이 몇 가지 필요하다.


박멸을 위한 준비물: 해충스프레이, 잠자리채, 파리채, 휴대용 랜턴(선택)


우선 해충스프레이는 여러가지 선택이 있는데 분사되는 세기가 약한 것 보다는 강하게 분사되는 쪽이 좋다. 확실히 죽지 않는데 왜 스프레이를 쓰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확실히 죽지는 않지만 그들이 싫어해서 발버둥 칠 만큼 가공할 데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우선 곱등이는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어두운 상황이 되어야 (랜턴 정도만 켰을 때) 구석에서 넓은 곳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 곱등이를 볼 수 없을 정도라면 그냥 불을 켜고 잡아도 상관없다). 곱등이가 발견되면 최대한 조용히 다가가 잠자리채로 덮는다. 아마 더듬이로 상황을 파악한 후 점프를 하거나 기어다닐 수 있는데 잠자리 채를 뚫을 만큼 강하지는 않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그 후 파리채로 몸통이 터지지 않게 살짝 가격해 기절 시키면 되는데 팔짝팔짝 뛰며 가만히 있지 않는다면 스프레이를 살짝 뿌려준다. 스프레이를 뿌리면 마지막 발악으로 더 높이 점프하다가 이내 힘이 약해진다. 온 몸이 더러운 해충이기 때문에 최대한 터지지 않게 (만약 터졌다면 잡은 곳을 더욱 신경써서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몸에 닿지 않게 휴지로 잘 감싸서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것이 가장 좋다.


다시 순서를 설명하자면,


1. 그들이 좋아하는 어두운 환경을 조성한다.

   (Tip: 곱등이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조명은 필요)

2. 조용히 접근한 후 먼저 잠자리채로 가둔다.

3. 파리채나 스프레이로 기절시킨다.

4. 잠자리채를 열어 터지지 않게 조심히 휴지로 싼다.

   (Tip: 잡은 후 그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

5. 화장실 변기에 처리한다.


여담이지만 세스코(Cesco)라는 해충관리 업체가 있다. 여기에 곱등이를 잡아달라고 문의하면 처리 후에도 또 다시 나올 염려가 있기 때문에 (또 나오면 환불을 해줘야 하니까)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곱등이가 이 업체가 주로 잡는 바퀴벌레보다 한수 위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곱등이를 박멸하기 위해선 이들의 징그러운 외모나 사람 몸 쪽으로 점프하는 (시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소 혐오스러운 특성에 굴하지 않고 대담하게 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곱등이를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꼭 잡고자 하는 사람의 불과 같은 절실한 의지(?) 아닐까?

 

P.S. 곱등이에 관련된 경험이나 곱등이를 잡는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시다면 댓글/관련글로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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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 뉴스 기사를 읽다보면 각각의 웹사이트에 포함된 많은 양의 광고나,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여러가지 자극적인 요소들로 의해 글을 읽는 일 자체가 피곤해 질 때가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아크90랩(Arc90 Lab)의 Readability라는 툴을 쓴다. 글의 본문의 소스만 추출해서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글꼴, 글자색, 글씨크기, 여백, 배경색상 등을 적용해 읽기 쉽게 만들어준다.



위: Readability 사용법 동영상, 아래: 내가 사용하고 있는 Feedly 스크린샷


현재 나는 Readability를 써서 직접 뉴스나 블로그 글을 읽거나, 내가 구독하는 블로그의 글을 Feedly라는 서비스를 통해 읽는다. 이와 같은 툴로 평소에 블로그 글을 즐겨 읽던 나는 급기야 내가 원하는 내용을 쓰고, 연습하기 위해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호기심에 내 블로그에 직접 Readability를 적용해봤는데 잘 작동하지 않았다.



나는 HTML이나 CSS의 기본적인 부분만 알고 있기 때문에 호환이 안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내가 웹을 통해 글을 읽는 소스들 중 유난히 Readability 호환성 문제가 일어나는 곳은 몇몇 국내 신문사 뉴스 사이트나 싸이월드 블로그와 같은 국내 포탈 소속 서비스인 것 정도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는 최근에 다시 시도해 본 결과 잘 호환된다).


블로그 독자들의 상당수는 자신이 읽고 싶은 소스를 구독해서 읽거나 나와 같이 Readability같은 서비스를 사용해 글을 읽는다. 싸이월드 블로그 서비스가 국내 다른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들에 비해 비교적 후발주자인 편이고 사용자 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서비스가 잘 번창해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블로그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Arc90 Lab Readability 공식사이트

Readability Redux 구글 크롬 확장기능

Readability 파이어폭스 확장기능

Feedly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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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3.0 - 10점
필립 코틀러 지음, 안진환 옮김/타임비즈
원제: Marketing 3.0 - Philip Kotler


경영과 마케팅을 놓고 하나를 고르라면 별 다른 깊은생각 없이 경영을 선택하는 단순한 나는 후배의 추천을 받아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경영과 마케팅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다른 종류의 학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지 않다. 그래서 정설로 설립된 이론의 수가 적고 관련 지식의 분류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나는 잭 웰치, 피터 드러커 정도만 겨우 그 이름을 접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마케팅의 1인자로 잘 알려진, 그러나 나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이었다.


학교에서 기본적인 마케팅 이론 수업을 들었지만 깊은 내용은 잘 알지 못했던 나는 코틀러 박사의 무한한 지식과 이론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과 조금 더 심화된 책의 주제를 함께 접할 수 있었다. 경영학 저서를 읽는 것에 비해 마케팅 저서를 잘 읽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마케팅 이론이 이윤의 창출을 가장 중요시하는, 즉 ‘고객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적인 방법론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나 편견이 나의 무의식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업은 사회의 필요에 의해, 혹은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라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고 운영되어야 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그러한 편견들을 버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내 트위터에 기록한 내용이다. 각각의 트윗은 140자의 글자 수 제한이 있다. 이는 책의 내용을 부분 인용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길이지만, 자칫 앞뒤 설명이 없이 글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연설명이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다.

 

" 기존 마케팅 4P인 Product(상품), Price(가격), Place(유통 혹은 장소), Promotion(판촉)에 새로이 People(사람) , Process(공정), Physical evidence(물리적 환경), Public opinion(여론), Political power(정치적 권력)가 추가되었다."

-> 코틀러 박사는 고전적인 마케팅 모델이 기술/전술적 차원에 머물러 있음을 비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모든 마케팅 활동의 중심이 ‘제품’에서 ‘고객’으로 대체되는 전략적인 수준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마케팅의 4P에 새로 추가된 요소들이 고객을 둘러싼 환경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우리 모두는 마케터인 동시에 소비자다. 마케팅은 단순히 마케터가 소비자들에게 하는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 역시 다른 소비자들에게 마케팅을 한다."


-> 새로운 마케팅 룰은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치를 기업 스스로가 지님으로써 시작된다. 고객들은 기업이 굳이 마케팅에 많은 돈을 지출하지 않더라도 제품에 관한 경험을 발달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Services: 예를 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통 채널)나 입소문을 통해 스스로 마케팅한다.


"모든 직원들이 강력한 가치를 포용하게 되면 기업은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 직원에게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 안철수가 말하는 ‘영혼을 가진 기업’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다. 기업이 강력한 가치(영혼)를 공유하게 되면 그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기업과 그 가치를 존속할 수 있다. 경영진과 중간관리자, 그리고 일반사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능력에 맞게 권한을 위임받아 회사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중요한 결정이나 업무의 처리가 가능하다.


"여성은 식품이나 건강 같은 중요한 이슈들에서 강력한 의사 결정력을 갖고 있다. 여성들 가운데 약 44%가 자신의 주도권이 약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의 권한을 강화해주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중산층이란 곤궁한 삶을 감수할 필요가 없으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언가를 기꺼이 희생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 하지만 막대한 부를 가지고 삶의 물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에서 출발하지는 못한 사람들" - 에두아르도 쟈네티 다 폰세카의 정의


"빈곤퇴치의 진정한 해결책은 '투자', 그리고 '기업가정신을 배양하는 것'이다. 바로 물고기를 던져주는 대신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것, 빈곤층에게 스스로 피라미드의 중간 지점으로 올라설 수 있는 힘을 주어야 한다."


"기업의 빈곤 퇴치 해결책의 4가지 요건: 1. 수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큰 혁신의 규모 2. 수 세대를 걸칠 만큼의 해결책의 지속성 3.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해결책의 효과 4. 효율적인 방식로 이루어짐" - 마이클 추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Social Business Enterprise, SBE)은 이윤을 내는 동시에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가리킨다. 비정부기구(NGO)도 아니고 자선재단도 아니다." - 무하마드 유누스의 용어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SBE)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동안 나는 비영리기업이나 재단, 혹은 비정부기구 등 이윤 창출을 최우선과제로 여기지 않는 조직들을 선망해왔는데 이 개념은 기존 영리기업들도 충분히 사회 전체의 이윤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목표로 설립/운영 될 수 있음을 뜻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그들을 기만, 속이거나 인류 전체에 해를 끼치는 방식(예를 들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비즈니스)을 고수하는 기업들을 심판하고 직접적으로 보이콧(boycott)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이것은 비즈니스가 최소한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피라미드의 최하층을 타깃으로 삼을 경우 기업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불필요한 서비스를 최대한 줄이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 시장의 소비자들은 네 종류로 세분화 할 수 있다. '트렌드세터(trendsetter)', '가치 추구자(value seekers)', '표준 추구자(standard matchers)', "회의적 구매자(cautious buyers)' 가 그들이다."


-> 친환경 제품 시장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기존 시장에 비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소비자의 세분화를 통해 각 집단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적절한 유도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회의적 구매자들의 경우 마케팅에 쏟는 노력과 자원의 양과 상관없이 그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다른 세 그룹의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타겟팅해야 한다.


"'감성과 이성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바로 이성은 결론을 낳지만, 감정은 행동을 낳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를 구매하거나 충성 고객이 되기로 선택하는 데에는 감정이 대단히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도널드 칸, 필립 코틀러


-> 감성 마케팅이란 브랜드 전략과 결속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고객들을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아래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데에는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경쟁자 를 존중해야 한다. 시장 전체의 규모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경쟁자들이다."


-> 추가적 인용: “’수평적 기술 이전’은 수직적 기술 이전에 비해 훨씬 어렵다. 자신의 기술을 경쟁업체에 알려주고자 하는 기업은 별로 없다. 그러나 기업이 혼자만의 힘으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없다고 느끼게 되면, 그러한 수평적 기술 이전도 가능해질 수 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경쟁자들과 가격이나 기술경쟁을 하지만 시장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생소하다면 단독적으로 시장을 창출하거나 그 규모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경쟁자들과의 적절한 협력을 통해서 더욱 큰 그림을 그리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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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inconvenientbody.files.wordpress.com/2009/09/sicko.jpg


미 국의 추악한 의료보험 제도의 진실. 미국에선 감기만 걸려도 400만원을 내야 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것 같다. 한 나라의 정부가 최하위 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 살펴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나라가 부강해질 수록 그 국민을 더욱 돌보아야 한다는 말이 귓가에 끊임없이 멤돈다. '내'가 아니라 '우리'로 살아가는 오늘의 세계에서 한 국가의 지도자들의 역량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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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스님께서 쓰신 안철수 교수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이란?을 읽고 KBS 방송 다시보기를 찾아보았다. 현재 공중파 방송 3사 TV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콘팅에서는 KBS 1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직접 '일류로 가는 길' 프로그램 홈페이지로 가서 다시보기로 했다. 화질이 매우 좋지 않았으나 KBS 홈페이지에 로그인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군말없이 바로 재생을 클릭했다.

사진 출처: http://cfs14.tistory.com/image/7/tistory/2010/01/14/15/18/4b4eb73fe6123


외 유내강. 부드럽고 조용조용하면서도 언변과 풍채에 넘치는 카리스마를 가진 그는 오래전부터 내가 가장 존경하던 인물중 한명이었다.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 갈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의사에서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로, 안철수 연구소 설립가에서,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를 수료하고 또 다시 KAIST의 석좌교수로 활동하면서 많은 젊은이에게 행동하는 기업인의 모델이 되고 있는 그를 보면서 마음 속의 우상으로 동경했다. 직업을 한 번 바꿀 때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을 고민했다는 그의 카리스마는 확고한 신념과 결단력에서 나오는 듯 했다. 이렇게 마음 속으로 스스로 그의 팬이 되길 자청하던 나는 내가 평소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에 그가 이전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셈이었다.


강의의 화두로서 그는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다각도에서 증명했다. 젊은이들이 왜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지, 왜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은 성공하기가 힘든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에게 벤처기업이 필요한지를 말이다. 마음 한 켠에 그 꿈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보배와도 같은 말들이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제 노트 대신 트위터에 적는다. 트위터가 내 공부를 보조하는 툴(tool)이 된 지 오래다. 아래는 방송을 들으며 트위터에 메모한 내용들이다.


"기업가란 현상유지의 경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또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 ~ship = activities of ~ , 즉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그 마음가짐과 생각을 넘어서는 기업가다운 행동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 그는 기업가(Entrepreneur) 혹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뜻을 스스로 다시 정의했다.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 혹은 관리자(Businessman)가 아니고 기존에 존재 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마음가짐과 정신에서만 머무르기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이자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가 정의하는 기업가란 두려움 속에서 현상유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대기업/공공기관과 벤처기업 간의 불공정거래는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들:

1. 경영진 실력향상

2.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3. 대기업/중소기업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

4. 정부의 감시기능 강화

5. 재기의 기회 마련


-> 그는 우리나라의 중소/벤처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들로 경영진의 실력부족,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지원 부족,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스템 등을 꼽았는데 나의 상식으론 이는 우리나라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이 가져온 불균형의 결과 중 하나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주식투자처럼 우리나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 성장과 투자를 통해 위험(risk)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에서 비롯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100년 이상을 존속했던 리만 브라더스와도 같은 미국의 금융 대기업들의 파산이란 끔직한 결과를 가져왔듯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제 상황에서 절대적, 독보적인 것 처럼 보이는 대기업도 그 생명을 영원히 보장받을 수 없다. 편향, 집중된 경제구조는 IMF 환란때와도 같이 자칫 한 순간의 위기로 무너질 수 있다.


국내의 중소/벤처기업 환경은 참 열악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만연한 수직구조의 사고방식(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하청을 주는 등의 고정관념)이나 중소기업의 이익을 가로채는 불공정한 거래의 만연이 하루아침에 개선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억울한 제도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안철수 교수가 주장하는 젊은 층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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