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 20:59

지식 프라임 - 10점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엮음/밀리언하우스


"카지노에서 도박사가 룰렛게임을 할 때 홀수나 짝수에 건다면 1/2의 확률이다. 그런데 도박사는 연달아 다섯 번이나 짝수가 나왔으니 이제 홀수에 베팅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에서 계속 짝수가 나왔다 하더라도 이번에 홀수가 나올 확률은 여전히 1/2일 뿐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룰렛테이블은 앞에서 짝수가 나왔는지 홀수가 나왔는지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착각을 통계학에서는 '도박사의 오류 (Gambler's Fallacy)' 라고 한다."


사회과학자들 은 사회집단에 대한 연구를 한다.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수 많은 사람들에 대한 표본을 만들어야 할 수 도 있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가 아닌 우리는 그러한 실험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사회현상을 목격하면 그 궁금증이 커지기 마련인데, 우리가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적인 연구를 할 수 없을 때 그에 대한 정보를 일반적으로 접하는 곳은 어딜까? 내 경우에는 지인들의 이야기, 혹은 글이다. 예를 들면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비교적 값이 비싼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마시는 이유' 같은 것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궁금하지만 즉각적인 답을 찾기가 어려운 (혹은 검색을 통해서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사회과학/문화적인 현상에 대한 많은 지식을 전달해준다.


색 채사회학, 우생학, 세대론, 집단사고 등 평소에 우리가 그 이름을 접할 수 없었거나, 아주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학문과 이론들을 흥미로운 사건과 예시를 통해 제공한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집단사고와 집단지성에 대한 차이점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에 따르면 집단사고에서 일어나기 쉬운 우매한 의사결정은 위키피디아와 같은 집단지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의 그것과 다르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편집권을 가진 다수의 집단지성 참여자가 서로 이해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얽히고 섥히는 참여과정에서 가치중립적인 콘텐츠를 생성하고 수정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이거나 그에 해당하는 지식을 갖고 있는 개인들이 인류 전체의 지식의 빈자리를 메워 만물박사와도 같은 집단지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따지고 보면 이 책 자체도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11인의 집단지성을 이용한 저작물이 아닌가? 


궁금한 것은 많은데 무거운 주제의 책은 선뜻 읽기가 꺼려지는가? 이렇듯 움찔움찔(?) 지적 갈증으로 목말라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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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신화와 야망 - 10점
랜달 스트로스 지음, 고영태 옮김/일리

원제: Planet Google : One Company's Audacious Plan To Organize Everything We Know



구글은 내가 좋아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구글을 검색하는 일은 유학생활을 하는 나에게 네이버나 다음 포탈을 이용하는 것 보다 훨씬 친숙하고 습관화 되어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구글 앱스를 즐겨 사용하는 것을 넘어, ‘악덕한 기업이 되지 말자’ 라는 그들의 캐치프레이즈를 사랑한다. 구글을 향한 나의 각별한 애정 덕분에 나는 재작년에  '구글의 과거, 현재, 미래 사업' 을 주제로 학교에 작은 연구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 공화국에 대한 자세한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는 위키피디아나 구글의 공식 소개 페이지에 국한되어 있는 것 같아서 늘 아쉬웠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은 구글이란 기업의 역사와 기업문화, 다양한 실험적 사업 등 구글에 관해 평소에 내가 궁금해 했던 부분들을 가려운 곳을 긁어 주듯이 속 시원히 해결해준다.



구글의 성장 스토리, 구글도서검색의 저작권문제, 유튜브 인수에 대한 이런 저런 뒷 이야기들, 구글 자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가장 먼저 인터넷의 초기부터 양분되었던 저작권과 공유 (Copyright vs. Copyleft) 의 격돌의 역사에 대해 주목했다. 이는 가치가 있는 지식의 저작권을 중시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인터넷을 지식의 완전한 전파를 위해 개발된 공유수단으로 보고 그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입장간의 끊이지 않는 대립과 그를 통한 웹 전체의 발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지켜보는 흥미진진한 일이다. 저자는 웹서비스/인터넷기업의 행태로 볼 때 전자는 페이스북, 후자는 구글에 비유한다. 페이스북은 무한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 WWW)을 이용자 개인의 사적 네트워크 안으로 끌어들여 그들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구축한 세계 안에서 발전하게 했다. 이에 비해 구글은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려는 그들만의 목표로 디지털화 가능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분류하여 사용자들에게 중요한 순서대로 보여주는 데 주력해왔다.


구글은 저자의 책이 쓰여져 출판이 될 당시에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었던,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책이 출판되는 순간 구글에 관한 모든 최신 데이터는 이미 옛날의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을 위협하며 웹과 인터넷 산업의 선두주자로 우뚝서게된 구글에게도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글의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끝없이 발전하는 기술의 팽창을 막는 법률적인 제약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것은 도서검색과 유튜브를 통해 이미 두 번의 커다란 값진 경험을 갖고 있는 구글이 그들이 말하는 앞으로 약 300년간의 '세상 모든 정보의 체계적인 정리'라는 업적 달성 기간을 늦추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앞으로 구글의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을 눈여겨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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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레일바이크



내가 경기도 양평군 군민이긴하나 매년 여름방학 때만 와서인지 현지인에 걸맞는 지역/지리 후각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친구들이 이번에 양평에 놀러 온 것을 계기로 나도 이곳 저곳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친구가 양평 레일바이크를 검색해보고선 추천했다. 여동생 고등학교에 갔을 때 우연히 광고현수막을 본 기억이 있었다. 우리가 출발했던 중앙선 양평역에서 용문역까지는 두 역 거리라 그리 길지 않지만 2호선/중앙선 왕십리역 부터 계산하면 대략 1시간 15분(출처: 네이버지도 지하철 노선도)이 소요된다. 양평군민은 평일 30%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이사온 후 아직 거주지를 바꾸지 않았던 내 주민등록증을 들고 양평읍사무소에서 갱신했다.


지하철 중앙선 용문역에 처음 도착하면 성벽모양의 역 디자인에 반하게 될 지도 모른다. 언뜻 보면 기존의 석조물에 관통하는 철도를 깔았다는 느낌도 드는데 난 그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용문역에서 약 10분간 걸으면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이 나온다. 1시간 30분마다 출발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 할 경우 특히 출발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나와 친구들의 경우는 지하철 시간을 맞춰서 출발 20분 전에 도착했는데 대기실 내부에 무선인터넷 AP가 있었다. 노트북으로 네이버 월드컵페이지에 접속해 놓친 월드컵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다시보고 있으니 출발시간이 금방 다 되었다.



앞좌석은 낮고 발을 앞으로 뻗는 반면, 뒷좌석은 자전거를 타는 것 처럼 높다. 앞/뒷좌석 모두 일반 바이크처럼 물이나 음료수를 수납하는 공간이 있고 핸드브레이크가 있었다.


 

레일바이크는 용문 - 원덕 왕복 6.4km를 운행한다. 운행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원덕으로 가는 데 30분, 휴식시간 30분, 다시 돌아오는 데 30분이다.


남자는 힘!!


갈 때는 내리막 길이 많아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적절한 속도를 내었으나 올 때는 힘이 조금 더 들었다. 그러나 바이크 자체에 기어변환을 적절히 해서인지 페달을 굴리는 일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꿀벅지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열심히 돌려야 한다...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맞는 시원한 바람과 주변 자연경관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아래 레일바이크 웹사이트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양평레일바이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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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20:08
양평군 양평읍 읍내는 신호등이 없다. 언제 차도로 튀어(?)나올 지 모르는 보행자들이 걱정되어서인지 읍내의 차들은 서행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오늘은 희안한 경험을 했다. 우리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읍내로 가는 차를 기다리는데 10분이나 늦게 온 버스의 기사는 내가 탈 당시부터 씩씩대고 계셨다.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평평하지도 않은 시골 국도 길에서 온갖 힘을 다해 밟으셨다. 맨 뒷좌석에 탔던 나는 방지턱을 지나갈 때 마다 허리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건 큰 대수가 아니었다. 양평군에는 아직도 노년층의 인구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앞좌석에 타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좌석에서 떨어지지 않으시기 위해 손잡이를 온 힘을 다해 잡고 계신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거니와 치가 떨렸다.

그때까 지만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데서 그치려고 했다. 아니, 쉽사리 그칠 순 없었지만 그래도 오늘 할 일이 많은 나였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이미 이성을 잃어 운행 도중 자신이 끼어 든 잘못을 모르고 버스를 정차해 자신의 난폭한 운전에 떨고 있던 차 안의 운전자에게 욕설, 협박을 했다. 아예 버스에서 내려 그의 차 앞에 큰 벽돌을 놓아 출발할 수 없게 한 후 창문에 주먹질을 해대고 으름장을 놨다. 그의 추행은 버스 안에 있던 나와 다른 승객들에게도 정확하게 목격되었다.

계속 씩씩거리며 욕설을 짓거리던 버스기사가 돌아오자마자 나는 자리를 옮겨서 이용불편신고서와 버스정보란이 가까운 좌석으로 옮겼다. 그의 차량/개인정보를 엽서에 받아적는 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목적지까지 와서 내린 나는 그의 추한 행동에 메스꺼웠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이라 배고팠던 나머지 짜장면집으로 들어갔다. 점심을 다 먹자마자 곧바로 양평군청 5층 교통관리부서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버 스기사는 내가 신고서를 뽑는 것을 봤겠지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아마 속으론 말 없이 차량번호를 받아적는 나의 차가운 모습에 인간적인 넓은 아량을 바랬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 재수 없는 날이라며 욕을 했을지도 모르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려면 먼저 스스로가 인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 오늘 나와 함께 버스를 탄 할머니들이 그 버스기사의 난폭한 운전으로 인해 허리에 디스크라도 걸리셨다면 더욱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그나저나 여름방학이 되어 한국에 온 후 느끼는 건 예전처럼 버스기사와 승객들 간의 정겨운 대화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원래부터 없었을 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탑승할 때 인사를 주고받았던 정겨운 모습이 그리운 요즘이다.

오늘도 난 버스를 타며 '안녕하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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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20:06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혹은 다른 어느 곳에 글을 쓰건 맞춤법이나 철자는 글쓰기가 서툰 나의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이다.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빠르게 쓰는 습관이 익숙한 탓인지 한 번 글을 쓰고 나면 한 두번 훑어보며 출판하기 직전까지 리뷰를 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영어로 글을 쓰다보면 종종 한글도 영어의 어순으로 적고 블로그를 쓰다보면 그 반대가 되곤 한다. 아직 눈에 띄게 어설프기 때문일게다. 오늘은 영문학 책도 눈에 잘 안들어오는데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나 읽으며 잠들까 한다.

P.S. 제 부족한 맞춤법/철자에 대한 여러분의 충고, 항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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